시간의 순기능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냥 눈을 감고 뜨는 것 처럼, 숨을 마셨다 내쉬는 것 처럼 빠르고 자연스럽게 덤덤하게 사라진다.
깨닫지 못하고 지나가는 순간이 많다. 가끔 눈치채는 순간에는 시간이 약이었음을 느낀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다. 다 사람 살면서 일어나는 일인거다. 용서도 못하고 잊은 사람들도 있고, 잊혀진 내가 가장 좋아하던 저녁상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은 모든 순간에 모두에게 공평해서, 살살 날아가는 모래들처럼 희미해진다.
그게 위로가 된다. 지치는 날마다 생각해보면, 오늘받은 상처도 시간이 해결 할 것 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좀 가볍게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무섭게 지나있다.
몇일 전에 학생 때에 일어났던 일이 떠올랐다. 나는 그 일을 일찌감치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몇 년을 내 몸에, 수백일의 우는 밤에 머물며 희미해져 있었다.
희미해서 더이상 슬프지 않았다.
시간은 그렇게 날 돕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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