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에 관하여 - 셋
사랑한다는 말은 쉬웠다. 꼭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미워할 이유들을 모두 안아버린다는 게, 쉬울 리가 없다.
떠올려보면 내 사랑은 꼭 진심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 이유들을 모두 안아버린 적이 없다.
사랑이 꼭 모든 이유를 안을 필요가 없다면,
나도 널 사랑하고 있었어. 나도 널 사랑하는데.
여전히 사랑한다는 말은 쉽다. 단지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거나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받는 일이 쉽지 않을 뿐이며.
네게 묻고 싶었다. 사랑한다는 너의 말은 진짜 사랑이었을까 너는 내 모든 이유를 안았던 걸까
어떤 사랑이었든 좋기도 하였다
가만히 허공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입 안이 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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