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사랑
얼어 죽을 겨울도 다 지나고 봄은 왔는데
귀 끝에서 달랑거리던 머리도 허리까지 길게 늘어졌는데
어째 다 어렵기만 하다.
매일 장례식장엔 차가 끊이질 않고 검은 상복 입은 사람들은 울만큼 울었나 얼굴에 웃음이 맴돈다. 그래 웃어야지 별 수 있나
이 동네도 이젠 너무 시끄럽다.
항상 감사하며 살라고 배웠는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감사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갑작스레 다친다거나 갑작스레 아프다거나 갑작스레 찾아오는 불행스러운 것들도 감사히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욕심이 늘고 괴팍한 사람으로 변해간다.
대단한 글을 쓴 적도 없으면서 작가가 하고 싶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글을 쓰는 사람은 작가를 하겠다는 말도 없다.
나는 그의 글들을 읽고 '글 생활 폐업합니다.' 짧은 문장을 내걸었다.
자랑도 아닌 것을 그렇게 남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내걸었지. 회의감이라기 보다는 부끄럽고 쪽팔려서 도망치듯 뱉은 말이었다. 초라한 내 글이 세상 밖에 뒹굴어다닌다는 생각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떳떳하고 당당한 작가인 적이 없다.
좋은 딸이거나 좋은 친구인 적은 있었던가.
한순간도 꿈꾸던 사람인 적이 없다.
삶에 대한 고민을 멈춘 채 흐르는 대로 살아가고 싶은데
떠오르는 괜한 것들이 나를 더 애매한 사람으로 만든다.
치우쳐 사랑하길. 치우쳐 살길. 벅차게 사랑받길. 바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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