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충분

 오랜 새벽에 웅성거리며 걸었다. 
종을 울리며 달려오는 자전거는 곧장 나를 제치고 시원한 여름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물가에 앉아있었다.
잠이 적은 도시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 사이에 혼자 웅성거리며 걸었다.
어쭙잖은 외로움은 의미 없다. 
잠이 적은 도시다. 유난히 밝고 유난히 바쁘고 그래서 외롭지 않은 여름이다.
그리고 모두가 그런 듯이 웅성거렸다.
변하지 않는 여름밤의 웅성거림. 어쭙잖은 외로움이 없을 수밖에 없는 계절. 여름은 살아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