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18

 예쁜 장소가 정말 많다. 정말 많은데 여기가 다 어딘지 모르겠다.
산 넘고 물 건너 비행기 타고 가야 하는 곳들 같은데.
나도 언젠가 저런 곳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나는 내 정체성을 잊게 된 것 같다.
힘들다는 핑계로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발로 차 버린 게 아닐까
좀 더 노력했다면 나아지지 않았을까
너무 나약한 것 같다. 항상 강한 사람일 수는 없어도 보통은 강한 사람이고 싶은데 그마저 힘들다.
한순간도 그런 사람이지 못했음을 떠올리면 나쁜 짓을 들켜버린 사람처럼 심장이 쿵쾅거린다.
퉁퉁 부어버린 내 발이 안쓰럽다.
강한 사람이고 싶고 뭐든 잘하고 싶은 내 욕심이 내 발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것 같다.
겨울날에 하루 종일 움직이느라 검붉어진 발가락이 흉해 보인다.
욕심이라는 것도 감당할 수 있을 때가 욕심이지 그 이상은 불필요한 욕망일 뿐인데.
난 허황된 꿈을 꾸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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